컴퓨터 과학 대학원 디펜스 통과 회고

2021. 12. 19. 06:57Tech & Science/CS

석사 마지막 관문인 논문 심사를 무사히 통과했다.

커미티 멤버 만장일치로 심사 통과!

리허설 때 너무 긴장을 해서인지 40장이 더 넘는 슬라이드 30분 분량을 17분 만에 끝내버리고, 비슷한 연구 주제를 담당한 랩 동기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 있어서 많이 걱정스럽고 긴장되었다. 발표 내용은 지난 이 년간 쭉 보던 주제라서, 나에게 당연한 것이 청중에게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배경지식을 설명하고 개념 간 연결하는 부분을 소홀히 했었다. 그래서 나는 충분히 시간을 들였다고 착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 점을 보완하고자, 리허설이 끝나고 실제 논문 심사 전까지 일주일 동안 실전에서는 무. 조. 건. 천천히 여유롭게 설명하자고 다짐을 하고 시작해서인지 35분에 걸쳐서 넉넉하게 발표를 마무리했다. 코비드로 인해 우리 학과는 디펜스를 줌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나는 나중에 패컬티 잡톡 등 연습하고 싶어서 세미나 룸을 예약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진행했다.

어드바이저와 커미티 멤버 그리고 파트너만 참여할 줄 알았는데, 시카고 가족이 프라하, 버몬트에 있는 삼촌과 먼 친척들까지 초대하셔서 결국 14명이 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조인한 꽤 규모있는 이벤트가 되었다. 명절처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복작복작한 분위기에 긴장이 풀어져서인지 떨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프라하에 있는 프레드 삼촌과 버몬트에 있는 댄 삼촌은 사이가 좋지 않은데 내 디펜스에 두 분 다 참석해주셔서 마음이 훈훈했다.

차분하게 시간을 충분히 들여 발표를 마무리하고, 세미나 룸에 참석한 두 명의 친구들 Charles와 Rob이 각각 활용시 혼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과 실험 결과에 대한 질문을 했고 나는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자세하게 대답을 했다. 그 이후에 커미티 멤버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1) 앞으로 어떻게 이 연구 과제를 발전시키고 싶은지, 2) 카테고리 데이터가 아니라 연속적 데이터에 적용 가능한지, 3) 이 시스템의 robustness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고, 사실 뭐라고 대답한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지도 교수님이 힌트를 주셔서 도움을 받아 커미티 멤버가 궁금한 부분에 대해 연관된 내용을 제시할 수 있었다.

잘한 점을 떠올리자면, 첫번째로 커미티 멤버들과 디펜스 사전에 질문 내용과 발표 자료에 대해 미리 공유를 하고 리서치에 대한 이해를 도운 것이다. 사실 교수님들이 맡으신 일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지도 학생이 아닌 이상 사실상 졸업 논문을 디펜스 당일에서야 읽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한 달 전에 대략적인 요약과 예상되는 질문 사항에 대해서 메일을 보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조금 번거롭더라도 proactive 하게 소통하는 것이 좋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줌 미팅을 개인 계정으로 만들어서 45분 시간제한이 걸렸고 칼렌더 초청에 패스워드를 공유하지 않아서 시작하는 데 조금 지연이 있었다. 이렇게 기술적인 번거로움은 내가 미리 체크함으로 예방할 수 있었는데, 처음으로 디펜스를 한다는 부담에 내용적인 면에만 치중하고 진행에 관해서는 생각을 차마 못 했다. 다음에는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줌 미팅 시간제한과 칼렌더에 필요한 정보 (URL, 패스워드) 등을 꼭 공유하도록 하자. (이렇게 박사 과정에 진학하여 n 년 후 디펜스를 하게 됩니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매 슬라이드에 필요한 내용을 최대한 깔끔하게 최소한 꼭 필요한 정보만 넣은 최종본
HDMI를 연결하는 방법을 30분이나 걸려서 알아냈다 (컴퓨터 과학 석사 맞음?)
디펜스 참석하신 분을 위해 준비한 도넛. 많이 남아서 친구들과 나눔하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