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 스테이 1일차: Why & How

2019. 7. 21. 19:23Health/Spirit

 

바라보기 여행 체험형 템플 스테이 

  • 기간: 07/21/2019-07/22/2019 (1박 2일)
  • 장소: 문수암 
  • 가는 길: 서울 남부터미널 -> 원지 터미널 -> 지리산 사리 마을

WHY

다음달 출국을 앞두고 한국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있던 중, 답답한 마음이 들어 무작정 벗어나고 싶어졌다. 마침 평소에 하고 싶던 템플스테이가 생각나서 templestay.com을 찾아보니 나처럼 종교가 없는 사람도 부담없이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러가지 옵션 중에 선택을 하는데 중요시한 요소는 1) 사찰 주변에 자연 환경이 잘 갖춰져있어 도시에 사는 나에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될 수 있는 장소인지, 2) 종교적인 가르침 외에도 추가적으로 배울 점이 있는지. 이렇게 두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던 중 지리산 문수암에서 진행되는 "바보(바라보기) 여행 템플 스테이"가 눈에 들어왔다. 

HOW

웹사이트에 나와있는 등록 안내를 통해 체험비 6만원을 입금 후, 간단한 세면도구와 이동 중 땀을 흘릴 것을 대비하여 갈아 입을 옷을 챙겨서 백팩 하나에 모든 짐을 챙겨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다. 

버스 간격이 띄엄 띄엄 있을 것 같아서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생각보다 배차간격이 짧아서 대기시간 없이 바로 고속버스를 타고 원지 터미널에 도착해서 그곳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지리산 사리마을에 도착했다. 

사리마을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면 <문수암>이라고 화장실 옆에 표지가 보이는데 드문 드문 있는 이정표를 따라 1.8km 정도 계곡물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문수암에 도착하게 되어있다. 중간에 곶감 농장도 보이고 평소에 자주 볼 수 없는 풍경이 신기하고 재밌었는데, 도보가 잘 갖춰져있지 않아 구불구불한 산길에 속도를 내는 차가 지나가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잘 살펴보면서 조심히 가야한다.

입구를 쭉 따라 올라가면 녹차밭이 보이고 언덕위에 위에 광경이 펼쳐지는데 무려 이 곳은 <해우소>이다. 이렇게 아티스틱한 화장실은 처음봤다. 기와+나무+벽돌+빨간 문의 조합이라니 화장실에 취향 저격을 당할 줄이야... 심쿵!

언덕길을 올라서 드디어 절에 도착하면 웬 노란개가 나와 반겨준다. 문수암의 마스코트 "보리"는 붙임성 좋고 똑똑한 3살짜리 강아지이다. 가장 먼저 달려나와 절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맨 처음 반겨주는 분위기 메이커이자 조용한 절간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장난꾸러기다. 

사람과 개를 비교한다는 것이 웃기지만, 불교 신자도 아니고 예불을 제대로 드린 적도 없는 내가 절에 있으면서 하나도 불편하지 않게 느꼈던 이유는 '저렇게 개도 포용해주시는데 사람인 나를 못 받아들이실까'하는 마음에서 부담없이 템플 스테이를 할 수 있었다. 

문수암 대웅전에는 부처님, 관세음보살, 그리고 문수보살이 계시는데 매일 저녁 6시반, 그리고 새벽 5시에 예불을 올린다. 

문수암은 흥미롭게도 불교 외에 유교의 영향을 받았는데, 이곳을 세운 분은 '처사'로서 정계에 진출하지 않고 산속에서 후대 유학자를 길러내는 일에 힘을 쏟으신 위인이라고 한다. 지내는 동안 여자 수련자를 부를 때 '보살님' 그리고 남자 수련자는 '처사님'이라고 호칭했는데 훌륭한 분을 본받는 의미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불교에 대해 배경지식이라고는 대학때 인문학 교양 학점을 채우기 위해 '불교 운문'수업을 들은게 전부인 나에게 템플 스테이 진행을 담당하시는 '환희지 보살님'이 호칭을 비롯해 절에서 생활 양식을 비롯해 삼배, 차수, 합장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작고 아담한 사찰 곳곳에 사진에 보이는 기와와 같이 아기자기한 페인팅이 돋보인다. 정성가득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게 자연과 어우러진 장식이 멋스럽다. 

절에서 생활하는 동안 심훈 스님이 직접 그리신 고무신을 신고 다녔는데, 좋은 신이 좋은 곳으로 데려준다는 말처럼, 내딛는 발걸음마다 입산할때 가져온 고민과 불안함을 내려두고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To be continued in "템플 스테이 2일차: Who &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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